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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꾼 (2005/01/10, H:1709)


   디지털 시대에도 '나무썰매'는 달린다/오마이뉴스
올 겨울은 유난스레 눈이 귀한가 봅니다. 겨울 깊어 소한도 지나고 겨울방학을 한지도
꽤나 되었건만 북한강 가에 눈 구경을 할 수 없습니다. 눈이 없으니 비료포대를
깔고 앉아 눈썰매도 못타고 눈사람도 만들 수 없습니다.

날마다 매서운 칼바람만 불어와 산골짝을 내리지르고 있으니 아이들은 방학이
너무 재미 없고, 탱탱하게 얼어붙은 동네가 스산하기만 합니다. 눈이 와야 토끼도
먹이를 찾으러 눈도장을 찍으며 마당을 뱅뱅 맴돌고, 동박새도 날아와 짹짹거리는 법인데
아무리 기다려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노을이도 눈이 그리운 가 봅니다.
"아저씨, 눈이 왜 안 와요?"
"글쎄다, 하느님에게 물어보렴."
"하늘에 눈이 다 어디로 갔을까?"
"아랫녘으로 내려가 올라올 줄 모르는구나."
"썰매 하나 만들어 주세요."
"아저씬 장작도 패야하고 군불 때야하는데…, 바빠서 만들어 줄 시간이 없다."

갑자기 또 노을이의 커다란 눈망울이 그렁그렁해옵니다.
"알았다, 겨울방학일기를 꼬박꼬박 쓴다고 약속만 해주면."
"요새, 매일처럼 쓰고 있어요."



이러다간 시골 어린이들이 재미없는 겨울 방학을 보낼 것 같아 개울물을 논배미로
끌어들였습니다. 얼마동안 물이 얼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물 얼기를 기다린지 이십여 일,
새해가 되어서야 논물이 어느라 쩌렁쩌렁 울어댑니다. 오늘은 제법 얼음 결이 두텁습니다.



논배미가 반들반들하게 얼어붙자 동네 조무래기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재잘거리고
떠들썩하니 사람 사는가 싶게 산과 들판이 덩실거리며 춤을 춥니다.

노을이도 썰매가 타고 싶어 안달입니다. 썰매를 만들려면 두 개의 다리와 철사,
송판 세쪽, 송곳 꼬지 두개가 있어야합니다. 철사를 불에 달궈 뾰족하게 송곳날을 세워야
얼음 위를 팍팍 찍어내며 달릴 수 있습니다. 박달나무로 단단하게 손잡이도 만들었습니다.



얼어붙은 논배미는 눈이 없어도 시원합니다. 하얗게 얼어붙은 얼음바닥은 유리알처럼
반들거리며 어린이들의 얼굴을 빨갛게 물들여 놓습니다. 썰매를 타고 유리알 위에
앉아 있는 노을이가 백설 공주처럼 예쁘기만 합니다. 오늘따라 연분홍 빛 고운 얼굴이
깨물어주고 싶도록 귀엽습니다. 벙어리장갑을 끼라고 해보지만 답답하다며 맨손을
고집합니다. 벌써 손이 두어군 데나 터져 알알하련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썰매타기 시합이 있는 날입니다. 출발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안간힘을 다해
얼음판을 씽씽 달려 나갑니다. 그때마다 겨울바람이 휙휙 얼굴을 스쳐갑니다.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줬건만, 현이와 건이가 서로 부딪치어 나뒹굴어 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쌍방과실입니다.



멀리 반환점을 바라보니 노을이가 맨 앞을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빠들이 모르는 척
어린 노을이에게 일등을 양보하려나 봅니다. 그런데 유아원에 다니는 영하는 벌써
지쳤나 봅니다. 중간에서 유턴을 해 돌아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겨울바람이 아무리 매섭게 몰아쳐도 시골 아이들은 추운 줄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흔한 감기 한 번 안 걸립니다. 시도 때도 없이 피아노 컴퓨터 영어학원을 전전하지
않아도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영어를 잘하도록 혓바닥
수술까지 하는 도시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저 다른 나라소리처럼 들릴 뿐입니다.



겨우내 놀고먹고 지내는 암소 한 마리가 뒷발을 들어 불룩한 배를 툭툭 치며
아이들을 대견스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나도 내일은 썰매를 타며 얼음 위를 씽씽 달려도 보고 언 손을 호호 불며 옛 추억을
되씹어 볼까합니다. 그리고 기특하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겨울 아이들에게 곰보빵이나
하나씩 물려주며 짹짹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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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 2005-01-11 09:30:46 )   
꾼님 !!~
이틀전 뉴스에 나오더군요..
우리 어렸을적엔 참 많이도 탔었는데.. 오빠가 만들어서 태워주곤 했어요..
외발달린 썰매도 타면서 넘어져서 옷 다 적시고.. 그래도 그때가 그립네요 ~~
또 타고 싶어요 ^^*

  ( 2005-01-11 09:47:23 )   
저는 못타봤는데..언니는 타보셨넹..흐미...재미있어요?~~~
에구 다 타고 고구마도 구워먹어요?~~
애들 얼굴이 모두 밝네요~~
타보고 싶당.........꾼님 태워줘요~~좀 밀어봐유~~ㅎㅎㅎㅎ

  ( 2005-01-11 16:04:26 )   
선희는 저런추억 없지요..
우리 어렿을적엔 겨울이면 엄청 많이 탔어요.. 손등이 다 터져서 피가나도 좋았는걸요..
나는 오빠하고 나이차이가 10년이 나서..
오빠가 많이 데리고 다니면서 태워줬어요..
얼음위에서 팽이치기 못해보셨지요 ^^
전 그것도 해 봤거든요 ㅎㅎㅎ..
강원도에서 해마다 무료로 썰매 빌려주던데..내년엔 애들하고 한번 가보세요 ^^
정말 좋은 추억이 될겁니다 ~~

  ( 2005-01-11 23:15:14 )   
언니 그러셧구나....에구 맞아요....마구 놀때는 아픈거 모르고 추운것도 모르고 너무 재미있을것 같아요
애들에게도 그런 추억있으면 좋을텐데...........그쵸~~~~~
언니..부럽당............

나무꾼  ( 2005-01-12 00:15:05 )  X
선희님~ 타고싶으시면 우리동네에 오세요~ 소담님이랑요~
우리동네에는 면에서 관리하는 썰매장이 있는데
썰매도 공짜로 빌려주고 추우면 불쬐라고 불도 피워줘요~
잘 생각해봐요~ 공짜라는거~

  ( 2005-01-12 01:06:07 )   
그래요? ㅎㅎㅎ
군님이 너무 공짜라는걸 강조하신당....
에구 그럼 애들하고 가보가.꾼님 이름대고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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